책소개
조선을 움직인 大선비들의 뜨거운 '삶'과 '사랑'
퇴계 이황부터 추사 김정희까지!
『선비의 탄생』. 조선의 대표적인 선비 9명의 삶을 그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이황, 조식, 이이, 정철, 허초희, 허균, 윤선도, 정약용, 김정희의 삶을 아들로, 가장으로, 친구로 한 시대를 뜨겁게 살았던 선비의 인간적인 모습에 주목해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동갑내기 경쟁자 이황과 조식, 은우의 정을 나누었던 이이와 정철, 이백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사제관계 이황과 정약용 등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관계를 보게 된다. 부모의 묘를 3년간 떠나지 않고 지키는 효심, 병으로 자식을 잃은 슬픔, 어린 나이에 얻은 아내에 대한 각별한 애정 등 코끝이 찡해지는 에피소드가 가득 담겨 있다.
☞ 이런 점이 좋습니다!
이 책은 그 동안 조선 선비들의 가르침 등으로 단편적인 면만 다뤄왔던 여느 책과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인의 면모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에서 벗어나 조선 선비들의 내면으로 들어가 봅니다. 선비의 생과 삶, 죽음에 접근하면서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마주치게 됩니다. 참된 인간관계에 대해 한 수 배울 수 있습니다.
저자소개
1963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교육대학원으로 진학하여 국어교육을 전공했다. 대학원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그른지를 고민하다 이 문제에 대한 논술문 쓰기를 연구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청아한 눈에 저음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며, 현재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결근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평소 책을 가까이 해 책벌레로 통한다. 한시와 시조를 좋아하고 역사서 읽기를 즐긴다. 선비들의 인간됨에 크게 감복하여 그동안 우리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선비들의 인간관계에 대해 집필하게 되었다. 교과서적인 배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비를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가치를 일깨우기를 바라고 있다. 20년 가까운 교직생활에서도 새로운 것을 깨우치고 배우는 일을 쉬지 않는다. 지은 책으로 《즐거운 시 공부》, 《언어영역 195 개념잡기》, 《국어 선생님과 함께 읽는 현대시》가 있다.
목차
1. 퇴계 이황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여의고
과부의 아들이 배움이 없다고 말하니
네가 본래 뜻을 세우지 않아서
여종이 자기 아이를 버려두게 하는 것은
콩 볶은 물로 23년을
아내는 가도 처가는 남아
집안은 비로 쓴 것 같아
외로운 무덤이 국도변에 있어
논어를 모두 외워도
사단칠정 논쟁을 일으키다
돌은 닳아 없어질 수 있지만
홀로 앉아 그대를 생각하네
14년 동안 매달 한 통씩
그대 얻으니 눈길이 반갑구려
뜰에 꿇어 엎드려 절하고
2. 남명 조식
하늘이 사람을 낼 때
빈 칸으로 남은 6년
해마다 6월 11일에는
살뜰한 정을 의리로 대신하고
늘그막에 얻은 측실
몸과 팔다리는 떨어질 수 없다
내 마음에는 이별이 없으니
일 년 후의 약속
그대를 만나 내 삶이 바뀌고
이 사람이 가버렸다 하니
나를 가르치는 건 바로 나
산머리에서 멀리까지 돌아보니
3년 동안 심상(心喪)을 입다
남겨진 제자들
3. 율곡 이이
동해에서 날아온 용
자나 깨나 가슴 속에 계시옵더니
어머니 잃은 발걸음은 산사로 향하고
항아리에 머리를 들이밀고 우는 서모
무릎 앞에 있는 아이뿐
하늘처럼 섬기던 어른을 잃은 지 8년
동침을 한다면 의(義)를 해칠 것이다
마주 앉아 이야기하던 일 참으로 꿈만 같구나
편지를 쥐고 울었습니다.
구봉산이 얼마쯤 낮아졌을까
게으름과 수면을 탐내지 말 것
소자가 배움을 잃어 헤맬 때
제자 85명을 둔 스승
4. 송강 정철
평생에 다시 못할 일
너는 도대체 날로 고달프다 하면서도
훗날 우리 혼백이 함께
환벽당에서 맺은 인연
나는야 저승이 이승보다 나을레라
여윈 살은 뼈에 붙고
마침내 크게 넘어지지 않은 이
산 속에 깃든 바닷가 신선
천 년 동안에 오직 우리 선생님뿐
사문은 천고에도 티끌이 없구나
슬퍼라, 한 잔 술 권해 올릴 수 없음이여
술에 의탁함은 실로 완적(阮籍)의 꾀
5. 난설헌 허초희
자유분방한 기질을 길러 준 아버지
사시나무 가지에는 쓸쓸히 바람 불고
다른 여인의 치마는 짓게 하지 마세요
산 너머 덩굴 사이로 달빛만
상제의 뜰 안은 노닐 만하오이다
하룻저녁 비단 창문 닫고서 보니
6. 교산 허균
슬픔이 늘 가슴에 맺혀 있는데
그대 또한 눈물을 흘리리
낡은 버들 그늘을 이루지 못해
형님과 베개를 나란히 베고
한 마리 기러기가 서풍에 날아가네
오언율시 여덟 수를 노자로 주게
누가 다시 나를 용납해 주겠는가
의당 절반의 봉급으로 대접하리니
만고에 흐르는 강물
그는 신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7. 고산 윤선도
생각해 보면 옛날에
8년 동안의 손님
평생토록 스스로 독실하여 예를 갖추었고
세파를 좇다가 낯부끄러움을 어찌하리
시 읊노라니 그대 돌아가길 잊누나
과연 무슨 죄입니까
마음이 소리에 나니
제때에 조용히 앉아 뜻을 붙여
항상 내가 마음속으로 잊지 못해
8. 다산 정약용
아버지께서 내 막내라 하시었는데
여덟 살 차이 나는 어머니
그 애가 죽어갈 무렵에 소라껍질이 도착했습니다
편지가 오니 마음에 위안이 된다
그 옛날 다홍치마엔
아침에 붓 던지고 저녁에 활 잡으셨네
들깨 한 말을 부쳐 드리니
빗과 세숫대야를 들고 따라 와서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이고
선학이 인간 속에 내려왔던가
차와 담론으로 외로움을 덜어주고
큰 나무도 울창하면 가지가 많다네
제게는 세 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9. 추사 김정희
열두 살에 양부를, 중년에 생부를 여의다
너를 직접 가르칠 수 없으니
아내를 잃어도 멀어지지 않은 처가
우리 부부 서로 처지 뒤바뀌길
수유가 한 사람이 적다하여
한 사람만이 유독 나를 불쌍히 여기시니
한 침상에서 다른 꿈을 꾸지 않아
국내외 학자를 스승으로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조각배로 세 번 바다를 건너
「부록 1」 조선의 제도
「부록 2」 인물 소사전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