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소설 외
19세기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자연주의 문학 이론을 담은 책. 자연과학적인 실험과 관찰의 방법을 문학에 적용한 실험소설을 이론적으로 성찰했다. 아울러 과학적 방법이 문학과 인류에 미칠 영향과 전망, 과학적 방법을 취하기 작가의 자질과 역할, 문학과 저널리즘, 그리고 정치와의 관계, 문학의 도덕성과 외설 문제 등을 다룬다.
총 8편의 글이 수록되었다. 첫 번째 글 ‘실험소설‘은 졸라가 주창한 자연주의 소설 이론의 핵심을 보여준다. 이어서 ‘현실 감각‘이란 제목의 글은 작가의 기본 자질에 대해 역설하며, ‘묘사에 대하여‘에서는 단순한 배경 묘사가 아니라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환경 묘사를 강조한다. ‘사실주의‘는 자연주의자 졸라의 문학 이론을 보완하는 글이다.
‘도덕성에 대하여‘는 신문기사의 경우 노골적인 성적 묘사를 허용하면서도 연재소설의 경우에는 진실한 풍속 묘사마저 외설로 몰아붙이는 저널리즘의 상업성을 비판하는 글이다. ‘외설 문학‘은 문학에서 진정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은 외설적 소재 자체가 아니라 외설적 소재의 불순한 이용임을 역설한다. ‘문학에 대한 증오‘와 ‘공화국과 문학‘에서는, 정치가 문학을 얼마나 경계하는지를 강조한다.
계몽 철학의 시대를 거쳐 도달한 19세기는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문예사조가 풍부하게 탄생한 시기였다. 그중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이 책은 19세기에 과학과 문학의 접목을 시도한 에밀 졸라의 실험소설에 대한 이론적 성찰을 담고 있다. 끊임없이 변해가는 혼란한 사회 속에서 문학과 작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던 졸라는 자연과학적인 실험과 관찰의 방법을 문학에 적용한 실험소설을 주장한다. 그는 인류가 행복해지기 위해 거쳐야 할 수많은 관문 중 마지막에 놓여 있는 관문이 바로 과학이라고 역설한다. 작가는 상상력이 아닌 현실 감각을 기본적인 자질로 갖추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작가의 역할은 사회를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을 파악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온갖 질병을 고치는 의사의 역할과 같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오늘날 위기론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는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