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이야기
“이것이 백악기 마지막 날이었다”
평화롭던 지구에 불어닥친 뜻밖의 사건
드디어 밝혀지는 대멸종의 비밀!
공룡 대멸종의 원인은 소행성 충돌, 화산 폭발이 아니다? 때는 백악기 후기, 지구에는 개미와 공룡이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두 종은 여러 시대를 거쳐 지금의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고도의 문명을 이룩했다. 공룡 문명은 두 제국으로 나뉘어 서로 대치하고 있고, 개미 문명은 하나의 연합으로 뭉쳐 생활하고 있다. 개미는 공룡이 하지 못하는 섬세한 작업을 담당하고, 공룡으로부터 개미의 지능으로는 생각해 낼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과학 기술들을 배우고 있다.
어느 날, 공룡 문명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오염과 두 공룡 제국 간의 핵전쟁 위협 때문에 지구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한 개미 연합은 환경보호, 핵무기 소각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다. 하지만 공룡들의 무자비한 조치로 총파업은 얼마 가지 못하고 무산된다.
이에 개미 연합은 지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특단의 조치에 돌입한다. 주요 엘리트 공룡들의 뇌에 작은 폭발 입자를 설치하고, 이를 동시에 터트려 한순간에 공룡 문명을 무너트릴 계략을 꾸민다. 개미 연합은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막대한 위협이 등장한다.
남은 시간은 단 3일. 카운트다운을 막지 못하면 지구상의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 지구 생태계를 한순간에 휩쓸어 버린 대멸종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과학 해설- 이론물리학자 리먀오〉
「백악기 이야기」는 바로 그 다량의 이리듐 함량에 착안해 구성된 이야기이다. 백악기 말, 공룡은 이미 지능이 고도로 발달한 생물이었고 개미의 도움으로 문명을 꽃피운다. 이 문명은 지금의 인류 문명과 비슷하다. 높이가 1만 미터도 넘는 고층 건물에 위성이나 비행기도 있고 정보화 시대에도 진입한다. 류츠신은 역사의 진화를 가정했다. 처음에는 공룡과 개미에게 지능이 없었는데 우연한 사건으로 공생이 시작된다. 이런 공생의 효과는 엄청났다. 공룡과 개미의 진화가 급속도로 빨라졌고 5만 년이라는 시간 동안 공룡은 석기, 청동기, 철기, 증기기관, 전기, 원자력 시대를 거쳐 마지막으로 정보화 시대를 맞이한다.
공룡 세계는 지리적으로 두 왕국으로 나뉘어 두 대륙에 각각 하나씩 제국이 있다. 국가와 지역이 수백 개씩 있는 요즘보다는 훨씬 낫지만 어쨌든 두 제국으로 나뉘었기 때문에 마찰은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두 나라는 각자 반물질 혜성에서 반물질 조각을 구해 지구로 가지고 왔다. 그리고 상대 나라의 영토와 가까운 지역에 가져다 두었다. 만약 이 반물질 조각이 폭발한다면 지구는 멸망할 운명이었다.
개미 세계에서는 이 일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두 공룡 제국의 핵무기를 없애 달라고 요구했다. 그와 함께 개미 세계의 파업으로 공룡 제국은 통제력을 잃어버리고 결국 두 반물질 폭탄은 터지고 만다. 반물질 폭탄은 공룡 문명을 완전히 파괴해 버린다. 이는 백악기에 일어난 대멸종에 관한 류츠신의 또 다른 해석이다. 소행성의 충돌로 지구가 핵겨울을 맞이했다는 설과 충분히 견줄 만하다. 백악기, 고제3기의 이리듐 함량 외에 다른 근거를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반물질과 물질이 쌍소멸하면서 생성된 이리듐이 지질학상의 수치와 딱 맞아떨어지는지 계산해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점진적인 진화에 대해서는 비교적 부정적인 입장이다. 호모사피엔스도 석기, 청동기, 철기, 증기기관, 전기, 원자력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런 시대를 거치는 중에도 호모사피엔스는 계속 호모사피엔스였다는 것이다. 기술은 진보했지만 대뇌의 진화는 뚜렷하지 않다. 호모에렉투스가 어떻게 호모사피엔스로 변했는지 지금도 확실하지 않다. 어쩌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일 수도 있다. 개미와 공룡의 공생은 유전자변이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공룡과 개미가 더 지혜로운 생물이 되는 데는 사실 5만 년의 시간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SF는 SF일 뿐이다. 과학의 기준을 SF에 요구한다면 SF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