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26년에 간행한 시집. 「님의 침묵」은 ‘님’을 떠나보내는 여인의 정한을 노래한 시이다. 한용운의 시세계에서 ‘님’은 조국, 부처, 연인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님의 침묵」 전문은 아래와 같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저자소개
저자 : 한용운
1879년 충남 홍성에서 한응준과 온양 방씨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본관은 청주이며 자(字)는 정옥(貞玉), 속명은 유천(裕天), 법명(法名)은 용운(龍雲), 법호(法號)는 만해이다. 1896년 집을 떠나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설악산 오세암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불교의 기초지식을 섭렵하면서 수도하다가 다른 세계에 대한 관심으로 노령 시베리아 등지를 여행하기도 하였다. 1905년 귀국 후 설악산 백담사로 들어가 속세와 인연을 끊고 연곡선사를 은사로 출가하여 승려가 되었다.
1914년 방대한 고려대장경을 독파하고 『불교대전』을 간행하고, 1918년 월간지 『유심』을 발간하였다. 1919년 천도교, 기독교, 불교계 등 종교계가 중심이 된 3·1 운동 계획에 참여하였다. 3·1운동 33인을 대표하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피검되어 3년간의 옥고를 치렀다. 불교의 대중화와 항일독립사상의 고취에 힘을 기울였다. 1944년 6월 29일 성북동의 심우장(尋牛莊)에서 중풍으로 타계하였다.
불교학교 교원, 조선민립대학기성회 상무위원, 불교청년회 회장, 신간회 중앙집행위원, 경성지회 회장, 만당 당수 등을 역임하였다. 조선의 불교계 및 독립운동에 남긴 업적을 평가받아,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중장이 수여되었다.
저서로는 시집 『님의 침묵』, 『조선불교유신론』, 『십현담주해』, 『정선강의채근담』 등이 있으며, 사후에 『한용운전집』, 『한용운시전집』이 간행되었다.
목차
군말
님의 침묵
이별은 미의 창조
알 수 없어요
나는 잊고자
가지 마셔요
고적한 밤
나의 길
꿈 깨고서
예술가
이별
길이 막혀
자유정조(自由貞操)
하나가 되어 주셔요
나룻배와 행인
차라리
나의 노래
당신이 아니더면
잠없는 꿈
생명
사랑의 측량
진주
슬픔의 삼매
의심하지 마셔요
당신은
행복
착인
밤은 고요하고
비밀
사랑의 존재
꿈과 근심
포도주
비방
‘ ? ’
님의 손길
해당화
당신을 보았습니다
비
복종
참아주셔요
어느 것이 참이냐
정천한해(情天恨海)
첫 키스
선사의 설법
그를 보내며
금강산
님의 얼굴
심은 버들
낙원은 가시덤불에서
참말인가요
꽃이 먼저 알아
찬송(讚頌)
논개(論介)의 애인(愛人)이 되어 그의 묘(廟)에
후회
사랑하는 까닭
당신의 편지
거짓 이별
꿈이라면
달을 보며
인과율
잠꼬대
계월향에게
만족
반비례
눈물
어디라도
떠날 때의 님의 얼굴
최초의 님
두견새
나의 꿈
우는 때
타골의 시(GARDENISTO)를 읽고
수(繡)의 비밀
사랑의 불
‘사랑’을 사랑하여요.
버리지 아니하면
당신이 가신 때
요술
당신의 마음
여름밤이 길어요
명상
칠석(七夕)
생의 예술
꽃싸움
거문고 탈 때
오셔요
쾌락
고대(苦待)
사랑의 끝판
독자에게
작가연보